Page 20 - 붓다동산739호
P. 20

이 말을 나에게 붙이면
                                “불교인이 불교인인 이유는 불교인에게 있다.”

 군부대에서 나와 인천으로 향하는 오후 열차는        물의 본성은 맑으나
자주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때는 30분을 기다       흙이 물을 흐리게 하고.
린다. 분19 , 49분으로 정해져 있다. 도착을 알리   원래 사람은 장수하려하나
는 방송이 나와 승강장으로 이동하여 기다리다         욕심이 그를 짧게 하나니
보면 참으로 여러 계층의 사람이 대기하고 있는        순수하고 진실하고
데 그중에 눈에 띄는 것은 오후 분위기가 다르다       고요하게 한다면
는 것이다.                           몸과 마음이 평온하여
 아침에는 별로 없었던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         오래 머물게 되리니…….
다. 거주지가 도시 외곽이라 그런지 젊은 외국인
(여러 나라) 많이 승차한다. 승강장에 다가서는              (중국고전에서)
열차는 소요산역에서 출발하여 오는 것인데 벌         그 사이 열차는 서울역을 지나 인천으로 향하
서 만원이다.                         고 열차 안에는 승객이 많아 자리가 없다. 새로
                                운 승객으로 수를 더하고 있다. 용산역 개봉역을
 오늘은 유난히 승객이 많은 관계로 경로석옆        지나 온수역에서 타고 내리는 새로운 승객들의
에 기대어 섰는데 나이가 듬직한 어르신이 나를       표정에는. 예식장, 박물관, 소풍지에서의 고단함
보고 옆자리에 앉으라 한다. 80세가 넘으신 모      이 역역하다.
양새인데 차림으로 보아 농사를 짓는 모양이다         전철이 계속 달리는 와중에도 나의 생각을 멈
장화에 가방 한가득 채소며, 고추, 호박인데 아      추지 않고 계속된다. 한참의 시간에 열차의 안내
들네와 딸네 이웃과 나누려고 한단다. 참으로 부      방송은 나의 여행이 끝내려 하고 있다. 동인천을
럽다 저 나이에!                       알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광판에도 인천이 종착
                                지만 대부분 동인천에서 하차한다. 여러 숭객들
 불교에 입문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면 부단        사이로 나는 오늘 처음 맞이했던 승차권 인식기
히도 움직여야 한다는 것 좀 더 나아가 내 마음      를 통과해 일상으로 간다. 시간은 오후 2시를 가
을 추슬러야하겠다. 십 수년 전으로 돌아가 생각      리키고 있다. 지금 나는 내 몸에 감사하다. 7시
하면 불교입문은 이 한마디다.                간 가까운 가을외출이다.
“아무리 좋은 이야기를 하여도 실천이 없으면
위선이다.”명상의 말씀 한 구절이다.                             나무아미타불
 논어를 평하기를
“사람이 사람인 이유는 사람에게 있다.”

년 월호18 | 2015 11.12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