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 - 붓다동산74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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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강좌 ②

승선교 와 강선루* (昇仙橋)                                                                                                (降仙樓)

【요점】
    절노방다수행하리계입자는착산구의(림에放건은下심너놓着장기옛인)소!위고다그리한향리것를으에구이들로는조복을물돌특이수,아별라승가한있도선는는의교내일미를곳려.가이놓직아있접선야다암건.사한너다보승.자선.교다.
1.                                                                                                                           심만춘
2.
3.                                                                                                                     동산불교의식교육원 교수
4.
5.

 유서 깊은 산사 입구에는 대체로 맑은 개울이                                                                                       다리의 모습이 거꾸로 비친다. 그리고 물위의 다
있고, 그 위에는 다리까지 놓여있어 운치를 더하                                                                                      리와 물아래 그림자가 합해지면서 자연스레 일
게 마련이다. 불교에서는 이런 다리를 건너는 것                                                                                      원상(一圓相)이 나타난다. 주변의 경관과 어우러
을, 우리가 사는 남섬부주(南贍部洲)로부터 일곱                                                                                      지며 빚어지는 그 모습! 선경(仙境)이 따로 없다.
개의 산과 여덟 개의 바다를 건너 불국토의 초입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외적인 모습일 뿐, 그
인 수미산 자락에 당도함을 압축 표현한 것이라                                                                                       의미를 알면 진정한 탄성은 그때부터다.
하여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대표적인 것으로                                                                                        불교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門)을 나타내는 표
순천 조계산 선암사(仙巖寺)1)에 자리한‘승선교                                                                                      현 가운데 하나가 공문(空門)이다. 공의 세계로
(昇仙橋)’2)를 꼽을 수 있다.                                                                                              들어가는 문이라는 뜻이다. 한데, 방금 말한 다
 화강암으로 조성한 반달형 모습의 승선교는 규                                                                                       리와 그림자가 하나가 되면서 형성된 원(圓)이
모나 예술적인 면에서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                                                                                       다름 아닌 그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인연에 의
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더구나 이 다리는 석수(石                                                                                     해 이루어진 모든 것은 예외 없이 모두 공(空)하
手)의 솜씨가 아니라 예전 이 절 스님들의 정성으                                                                                     다는 이치를 깨닫게 해준다는 말이다.
로 조성된 것이라 하니 놀라움을 금하기 어렵다.                                                                                       그러고 보니 승선교는 하나가 아니고 둘이다.
 1. 절 입구에 놓인‘다리’의 특별한 의미                                                                                        선암사를 향해 가다 보면, 왼쪽으로 건너게 되어
 승선교의 모습을 조금 더 감상해 보자. 당연한                                                                                      있는 첫 번째 다리를 만나게 되는데 이 다리를
일이지만 다리 밑으로는 물이 흐르고, 그 물에는                                                                                      건너면서 자기 자신이‘공’하다는 아공(我空)의
                                                                                                                이치를, 그리고 다시 몇 걸음 더 옮겨 만나는 두
                                                                                                                번째 다리를 오른쪽으로 건너면서 삼라만상 모

                                                                                                                       |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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