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 - 붓다동산74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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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 囚衣( ) 차림의 내 사진 한 장
이문옥
불교학과 5회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다는 말이 있지만, 차례의 담화를 통해, 자신의 국정 철학이니, 통치권
요사이 청와대와 관련되어 벌어지고 있는‘~게이 의 일환이니, 땡전 한 푼도 챙기지 않았느니 하는 식
트’는‘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게 됐다.’ 으로, 검찰에게 수사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듯한
는 말로 표현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 이는 2년여 전 말들을 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많은 국민이 촛불을
에 대통령이‘찌라시’1) 정도로 폄하하여 덮어 버리 들고 광화문광장으로 쏟아져 나왔고, 전직 장관을 비
게 했던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에서 언급된 내용 롯한 많은 공익 제보자들과 기자들도 가세했다. 그
들이 사실로 밝혀지면서 사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 결과 검찰이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고 사
다. 당시 대통령에게 문고리 삼인방이 있고, 우리나 건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여, 관련자들을 철저히 수
라의 권력 서열 1위가 대통령이 아니라는 말이 내부 사하고, 재판정에 세우고 있다. 국회도 대통령에 대
자들에 의해 나왔었다. 그런데 검찰은 찌라시라는 하여 탄핵 의결을 하여, 헌법재판소에 탄핵 소추를
말을 충실하게 따르느라고, 그 본질을 제쳐두고 애 하기에 이르렀다. 촛불민심이 무섭긴 무서운가 보다.
먼 문건 유출자들만 몰아내는 것으로 끝내고 말았 그래서 그런지 요새는 수의(囚衣) 차림으로 수사
다. 안타 나 재판을 받으러 다니는 사람들이 꽤나 많이 눈에
까운 일이 띤다. 그 수의 차림을 볼 때마다 사진 한 장이 선명
었다. 하게 떠오른다. 내가 감사원에 근무하던 년26 전으
이 번 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우리 사회는 부동산투기
‘~게이트 의 열풍이 온 나라를 뒤덮고 있어 정부에서는 그 대
‘에도 대 응책을 찾기에 바빴다. 감사원에서도 보고만 있지
서초동 법원으로 들어가는 이문옥 감사관 통령이 몇 않았다. 그 대처방안을 찾고자 삼성그룹의 계열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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