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0 - 붓다동산7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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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장시키는 주된 원인이라고 간주하는 부정적                      존의 종교 교리체계는 새롭게 정비되어야 한다.

           시각으로 일관되어 왔다. 그러나 금세기에 들어                    기존에는 종교에서만 다루던 주제들, 즉 영혼이
           서 과학에 대한 이러한 부정적 시각이 교정되고                    나 내세에 대한 주제들이 이제는 종교와 과학의

           있으며, 오히려 일부 학자들은 종교와 과학의                     융합을 통해 해석 지평을 넓혀가야 하는 시대가
           창조적 만남의 필요성을 주장하기도 한다.                       도래한 것이다.
             21세기 과학문명 시대에 종교의 역할과 기능                      이러한 과학시대에 동양의 종교전통과 근

           에 대해 고찰하며, 과학시대의 종교는 비의적이                    대 문명의 폐단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들이 서
           고 신비주의적인 모습을 벗어나는 탈신화화의                      구를 중심으로 연구되고 있다. 동양의 종교 전

           과정을 계속해서 겪게 될 것이다. 즉 신화적이                    통 중에서도 특히 불교의 가르침은 굉장히 과학
           며 상상력으로 이루어진 교리는 탈신화화의 작                     적이고, 과학시대의 미래지향적 종교의 모델이
           업을 더욱 요청받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그리                    될 수도 있다. 이는 ‘과학격의불교’를 통해 불교

           스도교가 자신의 교리와는 거리가 먼 지동설과                     교리의 과학적 해석의 단초를 열었을 때 가능하
           진화론을 결국 수용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그                     다. 과학시대의 불교는 과학적으로 대응하고, 과

           단적인 예라고 본다.                                  학적인 성과를 포괄하여 과학적인 은유와 상징
             이렇게 과학시대의 종교는 교리체계에 있어                     을 펼치는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불
           서 가장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교를 ‘과학격의불교’라는 조어(造語)로 명명했

           해석을 요청받고 있다. 예컨대 뇌과학의 발달로                    다. 과학격의불교는 과학적으로 불교를 해석하
           인해 신체와 영혼이라는 이원론적 인간관에 대                     는 것을 넘어서 적극적으로 과학적 연구 성과에

           한 새로운 이해가 요구되고, 유전자공학의 발달                    대한 해석과 함께 그러한 해석을 가능하게 하는
           로 인간복제에 대한 다양한 논란과 윤리 문제                     근거를 불교의 가르침에서 제공하는 것까지 포
           가 대두되면서 윤회와 업에 대한 진지한 해석이                    함하는 것이다. 저자는 과학시대에 대한 철저한

           요구되고 있다. 이처럼 과학의 발달과 함께 기                    인식을 바탕으로 과학과 불교의 창조적 융합을







                                                                  불교의 자비심은 사람과 동식물만이 아니라
                                                                    돌・물・흙에게도 미친다. 모든 생명체가

                                                              공존해야 하는 것이 21세기의 종교적 윤리이다.
                                                                       인간중심적 환경윤리가 생태중심적
                                                                            종교윤리로 승화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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