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 - 붓다동산74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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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문이란 무엇하는 사람이냐?” 강 언덕에 이르렀을 때 애마(愛馬) 깐타까를 쓰다듬으
“사랑과애착을버리고집을떠나진리를추구하는사 며 찬나에게 말했다.
람인데 보고 듣는 대상에 좌우되지 않도록 자신을 잘 다 “찬나야! 너는 항상 내 곁에 있으면서 시중을 드느
스립니다. 세상 욕심에 물들지 않고, 자비로운 마음으로 라 수고가 많았다. 나는 이제 고행림에 들어 왔으니 너
생명 있는 것들을 모두 해치지 않고 고통을 만나도 근심 는 깐타까와 함께 궁으로 돌아가거라.”
하지 않으며, 기쁜 일을 만나도 들뜨지 않습니다. 자기 “저는 사나운 짐승이 우글거리고 길도 없는 이 험한
를억제하는마음이태산같이무거운사람입니다.” 곳에 태자를 버리고 어떻게 왕궁으로 돌아 갈수가 있
“좋은 일이로다. 수행이야말로 온갖 번뇌를 끊어 버 겠습니까?”
리는 길이로구나!” “찬나야! 인생이란 홀로 태어나 홀로 죽는것 어찌
“가정을 떠나 머리를 깎고 무엇을 찾고 있습니까?” 동반이 있겠느냐?”
태자가 사문에게 물었다. (世間之法이 獨生獨死이거늘 豈復有伴이리오)
“출가라 함은 마음을 다스려 영원히 번뇌를 버리고 싯닷타의 이 말 한마디 속에는 떨쳐 버릴 수 없는 고
자 하는 것입니다. 자비로 모든 중생을 사랑하며 살기 독이 베어있지 않는가! 이 세상에 태어난 지 7일 만에
만을 힘쓰고 있습니다.” 낳아 주신 어머니 마하마야 부인과 이별을 해야했던
싯닷타는 오랜만에 기쁜 마음으로 궁궐에 돌아와 부 싯닷타는 그의 이모 마하빠자빠띠를 친 어머니로 알고
왕에게 출가의 뜻을 정중하게 밝혔다. 자라다가 이복동생 난다와 순다리 난다가 태어나면서
“얘야! 네가 태어났을 때 이미 아시따 선인의 예언을 부터 이모의 품에서 자랐음을 알게 되었을 때 어머니
듣고 세속의 삶을 버릴 것임을 짐작하고는 있었으나 사 의 모정과 체취가 얼마나 그리웠을까!
직을 지켜야할 대(代)는 이어야 하지 않겠느냐? 그러니 주변 정세를 살펴보더라도 태자보다 다섯 살 아래인
왕통을 이을 자식이라도 낳도록하라.” 빈비사라왕의 마가다 제국이 있고, 빠세나디왕의 꼬살
부모불청 부득출가(父母不聽 不得出家). 부모님 말 라국의 속국이었던 까비라왓두는 대국에 조공을 바치
씀은 들을 생각도 하지 않고 부득이 출가를 고집하는 고 있는 부족국가로서 앞으로 감당해야 할 샤까족의
자식을 어느 부모가 이길 수가 있단 말인가! 고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던 자신의 처지가 고립
태자는 사문유관에서 세상일이 모두 무상함을 보았 무원(孤立無援) 얼마나 고독했을까 생각해 본다.
고 인생의 생로병사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출가에 뜻 출가의 동기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결국 고독감을
을 두었다 하겠다. 떨쳐 버릴 수 없는 실존적자각(實存的自覺)이 그를 출가
로 이끌어냈다고 성열 스님은 그 저서‘고따마 붓다(문
출가(出家) 화문고 ’에서 솔직한 심정을 피력 披瀝 하고 있다) ( ) . 동산불교대학·대학원
라후라가 태어 난지 7일 째 되던 날 새벽 마부 찬나 DongSan Buddhist Academy
<다음호에 계속>
만을 데리고 왕궁을 빠져 나왔다. 태자의 나이 세29 ,
BC 년537 음력으로 2월 8일의 일이었다. 주)
싯닷타는 까비라왓두를 떠나 동남쪽에 있는 아노마 3) 천애지각(天涯地角) - 아득하게 멀리 떨어져 있음.
4) 지독지정(祗犢之情) - 부모의 자식 사랑이 어미소가 송아지를 핥아주는 사랑같다는 뜻.
5) 일대사인연(一大事因緣) - 부처님이 중생구제를 위해 이 세상에 나타나신다는 큰 일(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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