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 - 붓다동산73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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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라정 오방문수        무소유 여시해법성 즉견노사나’이다. 청나라 강
                            희황제도 오대산에 자주 가서 기도를 했는데, 지
을 하는 스님도 많이 있다. 백탑사도 그 중 하  금도 그의 필적이 남아있다. 옹정황제도 매년 참
나이다. 그 외에도 금각사가 있는데, 최근 연구  배했고, 청나라를 가장 흥성하게 했던 건륭황제
에 의해 신라시대『왕오천축국전』을 쓴 혜초 스   도 역시 참배했다.
님이 말년에 밀교수행을 하면서 입적한 절로      화엄종 대성자 현수대사 법장의『화엄경탐현
추정되고 있다.                    기』권15에는 동북방에 청량산이 있고 그곳에서
 대라정(黛螺頂)이 있는데‘대黛’자는 검은 눈   문수보살이 머무르며 2만 권속에게 설법하고 있
썹을 뜻하는 글자로 검은색을 말하며‘, 라’자는  다는 내용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고동을 말한다. 이는 오대산 산등성이가 펼쳐져    청량산이란 곧 이 대주(代州) 오대산(五臺山)을
있는 모습이 조개를 펼친 모습과 같다 해서 붙여  말하며 산 속에는 현재에도 옛 청량사가 있다.
진 이름이다. 청나라 세조인 순치황제가 출가한   겨울은 물론 여름에도 눈이 쌓이기 때문에 청량
곳이 이 대라정이다. 특히 청나라 왕들은 모두   (淸凉)이라 이름한다. 이 산과 문수보살은 신비
이 오대산에 와서 기도를 올렸다. 나중에는 오봉  한 감응이 많다.
의 문수를 이 대라정에 한꺼번에 모셔놓고 기도    법장 스님은『화엄경전기』권4에서 오대산에서
를 올렸다 한다.                   문수보살을 만난 해탈(解脫)스님과 명요(明曜)스
 자장율사와 오대산의 인연도 깊다. 한번은 자   님의 전기를 기록하고 있다.
장율사가 문수보살을 친견하기 위해 기도를 열     오대현 출신인 해탈선사는 산서성(山西省) 개
심히 하는데 꿈속에서 보살이 나타나 게송을 들   산(介山) 포복암(抱腹菴)의 혜초(慧超)에게 사
려 주었다「. 수미산정게찬품」에 나오는 내용이   사 받아 최상의 선정을 체험한 후 오대산으로
다. 또 사리와 가사를 주어서 우리나라에 가져왔  돌아가 오대산 서남쪽 기슭에 불광사(佛光寺)
는데 그때 가져온 사리 일부와 가사는 통도사에   를 세웠다.『화엄경』에 의거하여 불광관(佛光
모셔져 있고 나머지 사리는 오대보궁에 나누어    觀)을 닦은 해탈은 중대에서 동남쪽으로 펼쳐
모셔져 있다. 그 때의 게송이‘요지일체법 자성   진 꽃동산의 북쪽에 있는 대부 영취사(지금의
                            현통사)로 가서 두세 차례에 걸쳐 문수보살을
                            만나 뵐 수 있었다.
                             오대산은 이렇듯 문수보살 성지로 유명하고,
                            곳곳에 특히 진용현처(眞容現處) 즉, 문수보살이
                            나타났다는 이야기가 많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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