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 - 붓다동산73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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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한 시대를 말법시대라 했던가? 개인주의가 극 는 오체를 땅에대고 그 마른 뼈에 절을 하셨다.
도로 만연(漫然)하여, 장례의식도 천태 만형이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오대
요, 제사의식도 종중(宗中)에 따라 다르고, 가정 「세존이시여 여래는 삼계도사 사생자부 이시기
마다 마음대로다. 에 뭇 사람이 귀의하여 존경하옵거늘 어찌하여 마
제사란 죽은이의 영혼(靈魂)과 산자와의 만남 른뼈에 절을 하시옵니까」?
이며 영원한 삶을 추구하는 인간의 몸짓이라 하 부처님이 아난에게 말씀하시기를
겠다. 「이 한 무더기의 마른뼈가 내 전생의 조상이거
영혼의 실체를 알고 싶어하지만 그것은 형태도 나 누대의 부모님 뼈일수도 있기에 내가 지금 절
없고 보이지도 안으며 촉감도 없는 비물질적(非 을 하는 것이다.」
物質的)인 실체(實體)로서 인간의 몸에 들어와
정신작용을 주관하면서 육체와는 별도로 과거나 - 부모은중경 -
현재나 미래도 불사(不死)의 존재로 인간의 정서
를 지배하고 있다. 부처님께서 조상영가와 선망부모 모시기를 몸
플라톤은 인간을 영육이원론(靈肉二元論)의 숙 소 보여주신 대목이다.
명체(宿命體)로 규정하고 죽음을 영과 육의 분리
과정(分離過程)으로 정의 했다. 「끼닛거리도 없는 딸자식은 친정어머니의 제
B.C. 4세기경 그리이스에는 소크라테스를 효 삿날이 되었어도 속수 무책이였다. 하는 수 없이
시로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테레스와 같은 대 사 교활한 올케의 성품을 알면서도 어머니의 제사
상가들이 출현하여 그들의 이데아에서 관념세계 를 보고 싶어서 빈손으로 친정에 간 것이다. 성
를 변증하고 있으나 석가의 연기적(緣起的) 생멸 화같은 올케의 구박에 발길을 돌려 뚝길을 따라
관(生滅觀)을 일탈(逸脫) 할 수는 없었다. 찹찹한 마음으로 하염없이 걸었다.
석가는 삶과 죽음을 하나(生死不二)로 보셨다. 길가에 언뜻언뜻 눈에 담기는 것은 냉이며, 쑥
죽음이란 모든 물질현상의 거푸집이 무너지는 등 봄나물이 솟나고 있었다. 이것을 뜯어 들고
것에 다름아니며, 본체요소(本體要素)는 이합집 와서 눈물 섞어 죽을 쑤어 소반에 차려들고 북쪽
산(離合集散)의 과정을 거듭하면서 인연따라 생 으로 향하여 젯상을 차려 놓고 향을 피우고, 촛
성소멸(生成消滅)하는 윤회전생(輪回轉生)의 법 불을 밝히고, 복바치는 설움을 삼키면서 돈수재
성(法性)을 증득하신 분이다. 배4) 어머니를 불렸다. 그립던 어머니께서 환한
그 때 세존께서 대중을 거느리고 남방으로 나아 용안(容顔)으로 홀연(忽然)히 나타나시더니 하시
가시다가 한 무더기의 마른뼈를 보시고 여래께서 는 말씀이“아가 서러워 말아라. 저녁에 올케네
집으로 젯밥을 얻어 먹으러 갔더니 밥그릇에 바
위(돌) 뿐이요. 목이 말라 국물이라도 한목음 마
시려 했더니 구렁이(머리카락)가 구물거려 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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