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 - 붓다동산738호
P. 8

을 찾아가 뵙고 불교계에 입문 하게 됩니다.    있는 통재(通才)는 한 국가의 기둥이자 한 민족의
 탄허스님은 평소에 배움과 학문에서 근본의 중   자랑임이 분명합니다. 일찍이 영국인들은“섹스
요성에 대해 강조하였습니다. 스님은 자신이 전   피어를 인도와 바꾸지 않겠다.”라고 하였고, 인도
통적인 구학(舊學)만을 배우고 신식학문은 일체   인들은“간디를 영국과 바꾸지 않겠다고,”하였습
배우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공개강좌와 칠판에    니다. 섹스피어와 간디는 영국과 인도의 자존심으
판서 강의를 자주 하셨습니다. 강의를 진행하면   로 봅니다. 훌륭한 인재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서도 종지가 있는 학문을 강조하였습니다. 강의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오랜 계획과 관심 및 지
하는 도중에“옛 선인들이 배운 동양학(東洋學),  원과 관리 속에서 만들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탄
우주(宇宙) 인생관을 모두 수용하고 있었는데 요  허 스님은 불교정화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현토 역
즈음 학문에는 종지가 없어, 대학을 나와 기능을  해를 병행하면서 인재 양성의 채찍을 놓지 않으셨
배웠지만 인생의 근본이 무엇인지 모른다고 개    습니다. 이렇게 탄허 스님의 의식 속에는‘나날이
탄하였습니다.”평소에 탄허 스님은 나라와 청년   한 걸음을 더 나아가는’<향상일로 : 向上一路>의
들이 미래를 위해 살아있는 종지를 지닌 학문을   가풍이 깊이 투영되어 있었습니다.
해야 한다고 수시로 외쳤습니다. 스님은 불교의    탄허스님은‘향상일로’의 선풍은 화엄(華嚴)의
학문과 세속의 학문차이가 종지의 유무에 있다    십주 - 십행 - 십회향 - 십지 - 등각 - 묘각 수
고 보았습니다.                    행위(修行位)와 맞물려 이론과 실천의 체계와 구
 탄허 스님은 자신이 체득한 종지를 후학들에게   도와 제도의 구체성을 획득하고 있다고 할 수 있
항상 전수하고자 하였습니다. 이러한 마음가짐    습니다.
은 스님의 피 끓는 애국심과 조국애에서 비롯되    노자(老子)는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학문
었다고 봅니다. 그것은 동시에 살아있는 생명체   을 하면 나날이 늘어나고, 道를 닦으면 나날이
의 사랑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탄허 스님은 평소   덜어낸다.”이러한 통찰은 불교수행에서도 적용
에 커다란 인재양성의 뜻을 품고 있었습니다. 스  가능하다고 봅니다. 불교를 선(禪)과 교(敎)로 나
님은 한 나라와도 바꾸지 않을 만한 인재를 길러  눌 때, 선이‘나날이 번뇌를 씻어내는 수행’이
내는 일, 역사와 학문을 공부하는 일을 특히 강  라면 교는‘나날이 지식을 쌓는 공부’라고 할 수
조 하였습니다. 스님께서 인재양성에 남달리 몰   가 있습니다. 교는 선을 위한 지도이며 나침반입
두 했던 것은 오늘의 한국불교계에서 가장 급히
힘써야 할 일이 바로 인재의 양성에 있다고 보았
던 것 같습니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여러 분야를 꿰뚫을 수

년 월호6 | 2015 9.10
   3   4   5   6   7   8   9   10   11   1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