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 - 붓다동산7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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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란

라오스를 다녀와서

                                임현숙

                             동산불교미술학과

 모든 여행이 그렇듯이 설렘과 특별함으로 준비    그러면서 부와 권력을 가질 수 있는 위치에 있는
하는 여행이 었습니다. 남북의 길이가 2200km  사람들의 자동차 사치는 입을 벌리게 만들었습
에 달하는 국토는 장대한 계곡과 기암괴석 시시    니다. 프랑스의 식민지였었다니 그 사람들이 만
각각 변하는 맑은 하늘의 구름들, 갑자기 나타나   들었을 법 한 동네, 루앙프라방의 분위기는 여유
는 사막 등을 보면서 하루쯤은 자연과 더불어 야   로움과 우아함이 느껴졌습니다. 무엇이든지 말
영을 하고 싶은 생각이 일어났지만 패키지여행     살 했다면 유네스코의 무형문화재인‘탁발’행
의 한계를 느끼고 아쉬움을 접었습니다.        렬은 볼 수 없었겠지요.

 조선시대 선비들이 즐겨 그리는, 이국적인 풍     너무 흔한 물건들이, 많은 쓰레기로 변하는 요
경의 대명사 격인 키가 큰 파초를 인적이 드문    즘 세태 속에 탁발의 깊은 의미들을 다시 한 번
산속에서 볼 수 있었던 것도 큰 감흥이었지요.    생각을 하게하는 일들이었습니다. 라오스에는
                             볼게 없다는 말이 있지만 풍광이 좋고, 인간이
 자유무역주의 자유경제주의가 흔들리는 마당      풍경의 일부가 될 수 있는 조연이 될 수 있어서
에 사회주의에서 벗어난 나라이면서 거지, 노숙    행복감을 가질 수 있는 루앙프라방의 이른 아침
자가 없는 불교국가.                  의 카약킹은 왕이 된 듯한, 주인이 된 듯한 기분
 프랑스의 식민지를 겪었으면서도 특권층의 기     좋은 일이였습니다.
득권을 당연히 받아들이는(전생의 잘 쌓은 업 덕    의지와 생각이 비슷한 여러분 스님들께서 벌여
분이라 생각) 사회적 분위기는 더욱 놀랐습니다.   놓은 일속에 들어가 있는 나 자신이 행복의 씨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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