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 - 붓다동산7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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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大事因緣 때문에 Ⅲ( )

                               무루당 이동산인불교희대법학사원

 연례(年例)없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간      머니의 기다림이 아니더라도 선영이 계시기에
밤에 적지 않은 비가 내려 대지를 식혀 서늘한      몸보다 마음이 앞서 달리는 곳. 유별하게도 아련
바람이 추석의 향수(鄕愁)를 흩뿌린다.          한 향수가 노객의 가슴을 판다.
                                지난 호에 연재했던 부처님의 공덕을 추모하며
 말복이 지나면서 산야의 초목들은 자라기를        다시 이어서 연재해 보기로 한다.
멈추고 가지에 달린 열매에 속살을 채우기에 바       애마 깐탁까와 마부 찬나만을 데리고 무겁게
쁜 계절이다.                        닫힌 성문을 열고 왕궁을 탈출한 싯닷타는 비
 “밋긴유월 어정칠월 동당팔월이라더니 세월        단옷을 벗고 사냥꾼의 옷으로 갈아입고, 삭발
도 빠르기도하다.”조석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면      을 하고 아누삐아의 망고 숲에서 출가의 기쁨
혼잣말처럼 하시던 어머님의 푸념이 귓전에 와       을 누리며 7일간의 휴식을 취했던 것처럼 그
서성인다.                          후 6년이 지난 지금 붓다는 네란자라 강변 우
 문득 눈앞에 닥친 추석명절……. 주렁주렁 칠      루웰나의 보리수 아래에서 정각(正覺)을 얻은
남매의 추석빔이며 차례 상에 올릴 제물 장만에      뒤에 도량의 이곳저곳 일곱 군데의 나무아래에
걱정이 되시련만 어머니의 오지랖은 언제나 넉       서 7일간씩 49일간의 휴식을 느긋하게 취하고
넉하셨다. 철없이 기다리던 추석날 젯상에는 조      있었다.
율이시1)(棗栗梨枾), 주과포혜2)(酒果脯醯), 햅쌀   마왕의 유혹
밥에 토란국, 송편 옆에는 부추전(煎)이 소탈하      정각을 얻은 후 4번째 7일에 마왕이 나타나 붓
게 진설되어 있었으니까 말이다. 어머니 나름대      다를 유혹한다.
로 얼마나 동당걸음을 하셨을까?
 언뜻언뜻 토담너머로 동구 밖을 내다보시던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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