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 - 붓다동산74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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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 거둔 절수통(絶水桶 = 천수동이)의 천수물에     를 위해 이를 가시화하여 정리한 것이‘천수다라
그 그림자를 투영시킴으로써 굶주린 아귀의 주       니’와‘금강탑다라니’며, 수세기가 지난 지금도
림을 달래줄 음료가 될 수 있도록 한다는 데서도     이 이상의 답은 나오지 않고 있다.
볼 수 있다.
 그리고,‘금강탑다라니’는『금강경』존중정교        ‘모든 세계 모든 티끌이 빠짐없이 묘유(妙有)
분(尊重正敎分)에서,                    인 실체며, 삼라만상 각자 각자가 주인공이니라
                               (刹刹塵塵皆妙體 頭頭物物總家翁)’는 말씀이 있
 또 수보리야, 이다음에 이 경 내지 사구게만이라    다. 자신과 같은 무게로 상대를 인정하고 포용하
도 설하면, 마땅히 알지니, 이곳은 모든 세간의 천상  라는 말씀이다. 또,‘어느 곳에 있더라도 주인의
. 인간 . 아수라들 모두가 공양하기를 부처님의 탑과  식을 지니면, 처한 곳이 모두 진리의 자리이다
같이 할 것이니라.(復次 須菩提 隨說是經 乃至四句    (隨處作主 立處皆眞)’라는 말씀도 있다. 자신만
偈等 當知此處 一切世間天人阿修羅ㅣ皆應供養 如佛      의 위치와 역할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말
塔廟)                            씀이다.

 하셨듯, 망자의 시신을 모신 앞에 설치한 병풍     왼손과 오른손이 제각기 다른 일을 하는 듯이
한가운데 유족을 향한 쪽으로 걸어 모신다. 이렇     보여도 하나의 목적을 위해 서로가 서로를 돕는
게 함으로써 빈소는 불국(佛國)이 되고, 망자를     것이듯, 그리고 마지막으로 모시고 갈 수 있는
위한 불사를 거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염습     것이‘천수다라니’와‘금강탑다라니’임에서 확
후, 입관을 마치고 다라니의 정면이 밖을 향하게     인하였듯 불교에서의 좌익과 우익은 모두 중도
하여 시신 위에 덮듯이 모신다.              인 평화를 지향한다.
 목탑이나 석탑 혹은 전탑(塼塔) 등 여타의 탑                  동산불교대학·대학원
은 이동이 불가능하여 모시고 다닐 수 없으나 자
탑(字塔)인 금강탑다라니는 마지막 순간에도 모                   DongSan Buddhist Academy
실 수 있는 기막힌 탑이다. 망자를 극진히 전송
하려는 사람들의 진정한 배려와 노력의 산물인       靑山疊疊彌陀窟(청산첩첩미타굴)
것이다.                           겹쳐진듯 푸른산은 아미타불 극락토요
 정리컨대, 중도인 제법실상의 도리는 가제와       蒼海茫茫寂滅宮(창해망망적멸궁)
공제를 차례로 관하며 두 명제의 어울림을 추구      끝도없는 푸른바다 부처님의 궁전이라.
하여 얻어낸 최선의 모범답안이다. 그리고 망자      物物拈來無圭碍(물물염래무가애)
                               어느것을 가져와도 걸릴바가 없으련만
                               幾看松亭鶴頭紅(기간송정학두홍)
                               몇번봤나 솔정자에 붉은머리 학의모습.

                                            - 해동사문 원효(元曉) -

년 월호30 | 2016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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