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 - 붓다동산74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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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강좌

<대비주>와『반야심경』의 어울림

                              동산불교의식교심육원만교춘수

 새에는 두 날개가 있다. 그렇다고 두 날개가      섣불리 정치적 이념에 대해 논하려는 것이 아
같은 방향을 향해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왼쪽     니라 자유와 평등에 이어 또 하나의 구호인‘평
날개는 왼쪽으로 움직이고, 오른쪽 날개는 오른     화’는 서로의 존재와 소중함을 인정하는 위에서
쪽으로 날아가려 한다. 그리고 이 두 힘은 균형    구가될 수 있는 것이겠기에 꺼내본 말이다.
을 이루며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어느 한쪽    1. 세 가지 진리, 공제(空諦) . 가제(假諦) . 중제(中諦)
이 없는 상황에서 다른 한쪽만의 날개 짓은 의미     불교에서는 참다운 수행의 길로서 양극단에 치
가 없다.                         우치지 않는 중정(中正)의 길 즉, 중도를 강조한
 민주주의를 지탱하는데도 두 개의 날개가 있      다. 석존께서 성도하신 후 교진여(僑陳如) 등 5
다. 자유와 평등이다. 이 가운데 우익(右翼)은 자  비구에게 가장 먼저 말씀하신 것도 중도였다. 경
유에 무게 중심을 둔다. 따라서 경쟁과 효율성,    전에 따라 혹은 종파에 따라 설명하는 방법에 차
능력에 따른 분배를 중시한다. 이에 비해 좌익     이를 보이고는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대체로
(左翼)은 무게 중심을 평등에 두기에 경제적 약    원시불교의 중도설, 중관파의 팔부중도설(八不
자에 대한 보호와 보편적 복지를 추구하는 성향     中道說), 천태종의 삼제원융관(三諦圓融觀)에 의
을 띤다. 결과 한쪽은 자본주의를, 다른 한쪽은    한 중도설 등이 주로 설해지고 있다.
사회주의를 지향하게 된다. 민주주의가 제대로       이 가운데 삼제원융관을 살펴 불교에도 좌익과
운영되려면 이 두 날개가 모두 필요하다. 그럼에    우익이 있는지, 있다면 어떤 모습과 역할을 하고
도 자신의 이념에만 골몰한 나머지 양자의 관계
가 견원(犬猿) 그 이상인 것이 요즈음의 실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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