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1 - 붓다동산74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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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에 차이가 있다.                  내하는데 있다. 임종자를 위한 배려도 그 가운데
                            하나다. 때문에 긴 세월을 두고 숙고해 왔으며,
양자의 입장을 앞서 살핀 삼제원융관(三諦圓融 도출해낸 답이 오늘날 우리가 대하는「다비문(茶
觀)에 배대하면 <대비주>는‘가제’에,『반야심 毘文)」과 여기에 입각한 불교식 장례절차다.
경』은‘공제’에 각각 해당하며 이렇게 함으로써
‘중도’를 지향하려는 것이라 하겠다. 즉, 양쪽 그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것이 있다. 선사스
날개가 제 역할에 충실하면 원하는 방향으로 나 님들의 예지로 마지막 그 길에도 모시고 갈 수
가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는 것이다.         있도록 고안된 두 가지 성보(聖寶)다. 하나는 앞
                            서 언급한‘가제’에 견주어 살핀 <대비주>의 내
따라서 <대비주>와『반야심경』가운데 어느 쪽 용을 범어(梵語)로 써놓은‘천수다라니(千手陀羅
도 생략해서는 안 되고, 이에 대한 긍정적 인식 尼)’이고, 다른 하나는‘공제’에 배대해 알아본
은 원만한 균형을 추구해야하는 불교의식의 특 『반야심경』의 증보판격인『금강경』의 전문(全文
성상 그 구성의 중요한 기틀이 된다 하겠다. 자 을5,149 ) 재료로 조성한 자탑(字塔)!‘금강탑
                            다라니(金剛塔陀羅尼)’이다. 이 두 성보를 모실
3. 마지막 그 길에 지니고 갈 수 있는 것은 무 수 있도록 한 것은 기상천외한 발상이라 해야 할
엇일까? 것이다. 아무것도 지니고 갈 수 없는 그 길이기
                            에 더욱 그렇다. 이로써 죽음의 길도 불자에게는
생을 마감하며 마지막으로 입는 옷인‘수의(壽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다.
衣)’에는 주머니가 없다.‘사흘이라도 닦은 마음
은 천년에 보배지만, 백 년 동안 탐한 재물은 하 4. 날개가 제 역할을 하려면…
루아침에 티끌이라(三日修心千載寶 百年貪物一
朝塵)’는 말씀처럼, 아무리 애를 써서 모은 재산 천수다라니는 망자의 머리맡이나 탑다라니의
일지라도 지니고 갈 수 없기 때문이란다.      옆에 모셔두었다가 염습(殮襲)시 고깔처럼 접어,
                            망자의 시신을 매듭으로 고정시킨 그 매듭에 머
때문에 임종을 맞이한 사람의 언행에서 우리는 리 쪽에서 다리 쪽을 향해 위에서부터 차례로 꼽
진솔함을 본다. 일체의 욕망에서 자유로워진 때 듯이 모신다. 그리고 다시 물고기의 비늘처럼 아
문인 것 같다. 그래서 임종자의 유언만큼은 어떻 래쪽을 향하게 하여 시신을 장엄한다.
게든 존중해주려고 노력하고 또, 그렇게 하는 것
을 남은 자들의 도리라고 여기고 있다.       천수다라니의 공능(功能)은 대중 공양시에도
                            유감없이 드러나고 있으니‘천수물’이 그것이
불교의 존재이유는 중생들의 고통을 최대한 덜 다. 대방 천장 중앙에 천수다라니를 붙여 모시고
어주고 진정한 이상향을 제시하여 그곳까지 안 공양시 대중에게 돌릴 초관(哨灌)이나 혹은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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