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 - 붓다동산7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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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의 행복편지

    우리는 무엇으로 사는가

                           청암 김 상 호

                               동산이사

- 솜털구름 바람(風) -              낙엽, 자연의 순환에서 자연에 두고 가는 자연
                           의 법칙, 어찌할 도리 있나. 해서 우리는 어떻게
진법(眞法)이 공(空)이란다            살아야 하나, 우리는 무엇으로 살아야 하나. 나에
소멸하는 것이 공의 진리이라면           게 스스로 질문해 본다.
공은 풀잎에 맺힌 이슬, 태양이 두렵다       우리가 머물다 간 자리 낙엽 한 장 나뒹구는데,
                           무엇을 그리도 애착하는가. 참되고 훌륭히 사는
공, 하늘과 땅 사이 자유의 공간에서       법은 부처님 법에 정진하고, 마음을 정제하고, 너
고갱, 로댕, 미켈란젤로가 나고          와 내가 사랑하고, 국가와 사회에 봉사하고 사는
피카소, 모네, 아인슈타인과 같은 천재가 태어  것이 아닐까. 무엇보다도 불국토를 만드는 일이
난 것을 보면                    아닐까.
필경, 공은 무한한 생명의 천재           이번 염불만일회에는 다른 업무로 참석하지 못
모두는 공에서 나고, 모두는 공에서 자란다    해 매우 아쉬웠다. 염불만일회의 기도야 말로 하
                           늘의 기도로 부처님을 친견하는 좋은 기회인데.
공, 하늘과 땅 사이를 가고 오고         이번에 참석 하신 분들은 많은 가피를 받았을 것
오고 가는 것은 오르지 바람뿐           으로 믿습니다.
                            한 가위도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 도반님
여기 온 너는                    께서는 즐거운 한가위 되십시오.
공에서 공을 만들지 못하고              저는 낚싯대를 들고 강에가 달을 건저올리고,
네가 타는 불도 끄지 못하고            잠자리채를 들고 산에가 별을 따다 부처님과 차
바람의 언덕에 기대어 선채             례상에도 올리고, 도반님과 저의 애인과 함께 나
주먹 쥔 손만 휘두르다 지쳐 쓰러져, 결국은   누어 먹으렵니다.
바람 되어 저 강 건너 가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여기 머물다 간 자리
낙엽 한 장 나뒹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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